영상에서 못 나눈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되짚습니다.
- 에스겔 ezekiel
- 3일 전
- 3분 분량
샬롬,목사님
한동안 아무 영상도 뜨지 않아서 궁금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라이브 하시는거 잠깐 봤는데, 셀예배 가는 중이라서 예배 끝나고 들어야지 했다가, 영상이 삭제가 되어서 아쉬웠습니다.
행복에 대해 말씀 하시고, 힘든 상황에도 웃음을 잃지 말라시고, 다시 공부를 시작하시는등 진솔한 나눔들이 있었던거 같은데, 그 방송을 끝으로 한 주 동안 잠잠하셔서 줄곧 기다렸습니다.
업로드 하시는 영상은 늦게라도 모두 듣고 있습니다. 영상마다 마음에 와닿는 감동과 느낀점이 있는데 제때 그 감동을 전하지 못해서 죄송한 마음도 있습니다.
미국은 어제 추수감사절 이었다고 하시던데 한국은 11월 셋째주에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렸습니다.
몇 년 전 추수감사절에는 목사님께서 실방을 하시며 가족과 누리는 추수감사절을 잠깐 공유해 주신적이 있습니다. 가족을 오픈 하신건 아니고 추수감사절의 의미를 말씀하시며, 한 해 동안 베풀어 주신 은혜에 대해 우리 가족은 이렇게 감사하며 보낸다 하시고, 여러분도 댓글로 감사를 표하라고 독려 하셨습니다. 경쾌한 BGM과 함께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그 긍정의 에너지가 좋았고, 선한 영향력에 물드는 것도 좋았고, 밝은 빛이 순식간에 어둠을 덮어 버리는거 같아서 더 좋았습니다. 내심 올해도 그 기쁨을 맛 볼수 있을까 싶어서 기다리며 매일 채널을 기웃거렸습니다.
오늘은 문이 열렸을려나ᆢ
하와이에서 돌아오신 날 새벽에 올리신 영상을 보고 목사님 근황을 알았습니다.
바쁜 일정을 보내셨다고ᆢ
아쉬움을 뒤로 하고 지난 영상에 대한 소감을 적어볼까 싶어서 채널을 찾다가 실방이 열려서 얼른 들어 갔습니다.
당신의 가정이 가장 소중하다는 썸네일과 함께 부케를 든 웨딩 신부의 모습,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과 회한이 담긴 노래, 목이 메인 목사님의 애잔한 멘트ᆢ
각자의 부모님을 회고하며 댓글들이 올라 오는데 그 틈에서 저는 이방인 같았습니다. 대부분 믿음의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시고 믿음의 유산을 물려 주시고 아버지와 애틋한 추억들이 묻어 나고ᆢ
나에게 아버지는 어땠지? 엄마는?
아버지는 엄하셨고, 엄마는 차가웠고, 집안에는 냉기가 감돌았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처럼 늘 긴장감이 팽배한 전쟁터ᆢ
온기 없는 그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늦게까지 학교에 남아 있기도ᆢ
부모님에 대한 절절한 댓글들이 쏟아지는 틈에서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고 부모님에 대한 애틋함에 공감도 되지 않아서 마음이 어려웠습니다.
나에게도 부모님에 대한 좋았던 기억이 있지 않을까? 기억을 더듬어 보다가 그 엄하셨던 아버지가 자식들 고생시켜서 미안하다고 우셨던 기억이 났습니다.
50이 넘고 어미가 되어도 그 부모님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저를 봅니다.
아직도 내 상처가 더 커 보이고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철부지 딸ᆢ
어쩌면 그동안 부모님에 대한 내 기억이 왜곡되어 있는건 아닐까?
아팠던 기억에만 집중되어 있지 않을까? 댓글 쓰신분들은 나와 같은 상처가 없어서 저리 절절한게 아닐텐데ᆢ
결국 내 마음에 문제인가?
부모에 대한 굴곡된 시선이 그분들께 감사를 표하지 못하게 가로막는 장애물은 아니었을까?
부모 공경하는 사람은 하나님 경외한다고ᆢ
부모 공경은 하나님을 경외하는 훈련일수도ᆢ
그래서 5계명을 주셨나 보다 깨닫습니다.
영상에서 못 나눈 부모님에 대한 기억을 되짚습니다.
혈기 왕성하시고 완강하셨던 아버지가 중한 병이 들어 급기야 시력까지 잃으시더니 그제서야 하나님을 찾으시고 스스로 새벽예배를 나가셨습니다.
전도사님 모시고 병문안 갔을때 영접기도 따라 하시고, 딸의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제 두 손을 볼에 갖다 대시며 이쁜 우리 막내딸 하시던 아버지ᆢ
돌아가시기 6개월 전부터는 의식만 있고 식물인간으로 누워 계셨고, 들으시도록 귀에 대고 간절히 기도한 후,예수님 믿으시면 눈을 깜빡여 보라고 하면 눈을 깜빡 깜빡 하시던 아버지ᆢ
소천하시던 날 아침에 밥을 하려고 밥솥을 여는데 찬송가가 맴돌았습니다.
그 참혹한 십자가에 주 달려 흘린 피
샘물같이 늘 흐르니 죄 많은 형제여
값 없어도 다 나와서 내 죄를 고하면
흰 눈 보다 더 희도록 참 성결 얻으리
나 믿노라 나 믿노라 보혈의 공로를
흠 없어도 피 흘리사 날 구원 하셨네
이상하다? 왜 챤양이ᆢ
엄마가 전화 주셔서 아버지 떠나셨다고ᆢ
간호사 쌤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보고
000 할아버지 얼굴에서 빛이 난다고ᆢ
시간이 한 참 지나고 알았습니다.
식물인간으로 누워 계신 그 6개월이ᆢ
아버지 안에 잔재해 있던 죄성들을 처리하는 시간이었다는 것을ᆢ
모든 의지가 꺾이고 자아도 죽는 그 시간에 당신의 지나온 삶을 돌아 보며 엄마에게 진심으로 미안해 하셨다고ᆢ
(훗날 엄마가 말씀해 주셨습니다)
육을 쳐서라도 아버지의 영혼 되찿으셨구나ᆢ
한 영혼도 잃지 않으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이구나ᆢ
80이 넘으신 치매환자 우리 엄마ᆢ
정신이 왔다 갔다 하시면서도 당신이 치매라는걸 인지 하시고 마지막 남은 자존심 잃지 않으려 부던히도 애쓰는 애처로운 엄마ᆢ
젊은시절 밖으로만 도시던 엄마가 지금은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히듯 집에만 칩거하십니다.
영접기도 따라 하시고, 아멘 하시고ᆢ
어떻게 해야 천국 가? 예수님 믿어야 해ᆢ
죽으면 어디로 가? 천국ᆢ
엄마가 결혼전 교회를 다시셨다고ᆢ
결혼후 삶이 팍팍해지니 주님을 떠났다가ᆢ
60년이 지나 병든 몸으로 다시 주님 앞에
섰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ᆢ
추수 감사절에 엄마랑 나란히 앉아 예배를 드리는데 울컥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오래 엄마를 기다리셨구나ᆢ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구나ᆢ
우릴 향해 항상 오래 참으시고ᆢ
인내하시고ᆢ
결국 주님 품으로 되찾으시는구나ᆢ
이것이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구나ᆢ
그래서 하나님은 사랑이시라고ᆢ
엄마의 남은 삶이 얼마인지는 모르나ᆢ
이 땅에 사는 동안 끝까지 주님 시인하시다가ᆢ
주님 부르시는 그 날 천사들 호위 받으며 평안히 천국에 입성 하시길 소망합니다.
장례도 책임져 주시길 소망합니다.
부디 자녀들이 감당 할 만큼만 허락하시고
감당 할 힘도 주시길 소망합니다.




